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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 팔순 떡케이크
< 팔순잔치 떡 케이크, 일반 케이크로 이렇게 제작 가능한 곳을 찾기가 어렵다.>

 

 

이 글은 부모님 칠순(칠순상), 팔순잔치(팔순상)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몇 자 적어본다.

비록 간단하게 추진하였으나, 참석인원 선정에서부터 잔치 소요비용 정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거쳐 본인이 직접 알아보고 추진해 온 결과이기에 분명히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바이다.

 

 

 

 

 

 

최근의 칠순, 팔순 추이

 

주변을 둘러 보더라도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칠순잔치, 팔순잔치를 하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

케이크 하나 장만해서 간단한 식사로 갈음하고, 나머지 모여진 비용으로는 제주도나 일본, 동남아 등으로 가족여행 등을 가는 사례가 더 많아지고 있다.

사실 돈의 효율적인 쓰임새를 생각해 보자면 후자의 경우가 훨씬 가성비도 좋고, 낭비되는 부분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또 다르게 의미를 생각해 보자면 무조건 가성비만을 따질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 가족도 이와 같은 문제로 꽤 오랫동안 토의를 해왔다.

팬션을 빌려서 놀자는 의견, 엔저가 낮으니 일본으로 가족여행을 가자는 의견, 현금이 최고니 간단한 식사만 하고 돈을 많이 드리자는 의견 등등 많은 의견이 주고 갔으나 결국은 상차림을 동반한 가족식사로 의견이 모아졌다.

최종 선택이 그와 같이 된 이유는 혼자 계시는 어머니의 환갑과 칠순을 가족식사와 여행으로 갈음 했기에 팔순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생일상을 받아야 하지 않겠냐는 이유에서다. 더군다나 팔순을 넘어 구순을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에, 혹여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팔순상을 제대로 차려드리지 못하면 두고두고 한이 될 것이라는 누군가의 의견에 모두가 공감했기 때문이다.

 

 

 

 

 

 

조촐한 팔순잔치

 

잔치라고 하기는 멋하고, 식사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점이 없지 않지만, 본 글에서는 그냥 잔치라 하겠다.

형님댁, 누님댁 들도 계시지만 잠시 쉬고 있다는 이유로 나에게 어머니의 팔순잔치를 준비하라는 엄명이 떨어졌다.

사실 크게 무언가를 기획하고, 초청하고 한 것이 아니라, 식사자리에 팔순 상차림을 더한 것 뿐이라지만, 이걸 오롯이 준비하라고 하면 그것 나름대로 상당한 스트레스라는 점을 밝히고 싶다.

 

먼저 일정을 잡고, 친지들께 연락을 취해서 참석이 가능한지를 묻고, 참석인원을 확정하고,식사메뉴를 선택하고, 음식점을 예약하고, 상차림 준비하고, 케이크 준비하고, 부모님 의상 준비하고, 사진작가도 알아봐야 하고, 답례선물도 준비하고, 감사차비도 준비하고, 식순도 생각해야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부담감과 스트레스로 다가온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라고 본다.

 

 

 

 

 

 

팔순잔치 준비사항

 

이제 칠순이든 팔순이든 상차림을 겸한 식사를 하려면 준비해야 할 것들과, 내가 느낀 점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다.

길고도 긴 준비과정을 거쳐야 하니 마음 단단하게 먹는 것이 좋다.

 

 

1. 일정 잡기

칠순, 팔순잔치는 꼭 생일날이 아니어도 된다.

보통 가까운 앞이나 뒤 주말에 하는데, 어르신들 말씀을 들어 보면 지나고 나서 하는 건 좀 그렇고, 생일이 있는 달의 그 앞주나 앞 앞주에 특정 날짜를 지정하면 되는 일이다.

우리도 어머니의 팔순 생일날 2주 전 토요일에 일정을 잡았다.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일정을 정하는 이유는 식당/뷔페/호텔을 하루라도 빨리 예약하기 위해서다.

아무리 꼼꼼하게 준비를 했다고 하더라도 장소를 빌리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고, 유명한 곳은 한두 달 전부터 미리 예약을 해두어야 낭패를 면할 수 있다.

 

 

2. 참석인원 확정

위에서 말한 예약을 하려면, 참석인원이 몇 명인지를 알아야 한다.

모시고자 하는 친지와 가족들에게 식사날을 알리고 참석 가능한지를 언제까지 답을 달라고 기한을 주어야 그나마 답이 빠른 편이다.

이건 계획한 잔치규모에 따라 사돈에 팔촌까지 모실 것인지, 아니면 가까운 친지들끼리만 진행할 것인지 결정이 될 것이다.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칠순잔치나 팔순잔치는 가까운 친지들과 조촐하게 진행하는 것이 번거로움도 피하고,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고 판단된다.

가까운 친지들만 모신다 해도, 조카들까지 모두 참석을 하면 적게는 20여 명을 넘을 것이고, 대가족이라면 아마 40~50여 명에 육박할 것이다.

그 이상 규모가 커지게 되면 개인이 감당할 수도 없을 것이니, 아예 이벤트회사에 문의하여 진행하는 것이 어쩌면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3. 식사메뉴 선정

이제 어떤 걸 먹을지를 고민해야 하는데, 사실 이것이 가장 골칫덩어리이자 고민이 많은 부분이기도 하다.

보통은 한정식과 횟집, 뷔페(호텔뷔페 포함)를 많이 선택한다.

나는 좀 특별한 것을 대접하는 편이 참석해 주신 손님들께 더 좋지 않을까 하여, 처음에는 한우 오마카세로 마음을 굳혔었다.

그런데 문제는 공간이었다.

오마카세가 비용이 상당하다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전화로 문의를 해본 결과 방 하나에 30여 명 정도를 수용하고, 거기다가 상차림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진 음식점이 없었다.

음식점을 통으로 빌리기엔 식대에 추가되는 막대한 대관비용과 어중간한 자리 남음이 문제였다.

또한 예정일에 특정 호실을 이미 예약한 사람들도 있을 터이니,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은 한 달여간 무엇을 먹을 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졌으나, 돌고 돌아 한정식으로 결정이 된다.

어째서 사람들이 칠순이나 팔순잔치를 한정식/횟집/뷔페/호텔에서 하는지 알게 되었다.

바로 공간 때문이다. 

이곳들은 환갑/칠순/팔순잔치를 수시로 개최하기에, 그러한 곳을 자주 대관하도록 애초에 설계부터 반영된 곳인 것이다.

 

 

 

4. 장소 예약

헌주상
< 상차림 앞의 헌주상 세트. 술이나 물로 조금만 따른다. >

 

 

식사메뉴가 정해졌다면, 식당이든 호텔이든 예약을 하면 된다.

지역 내에서 유명한 음식점이라면 내가 원하는 호실을 예약하기 위해서 최대한 빨리 예약을 잡아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무조건 공간이 큰 곳을 예약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참석인원이 30명이고 호텔을 예약한다면 4~5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빌려야 한다.

그래야만 식사자리 테이블 외에 2~3개의 테이블이 더 들어가서 칠순/팔순 상차림을 하게 되고, 그 상차림 앞에 돗자리를 깔고 헌주를 하고 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음식점에서 확정된 인원보다 큰 호실을 빌려주지 않아, 식전에는 테이블을 빼내고 팔순상을 진행하고, 식사 때 다시 테이블을 들여와 식사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있었고, 이것 때문에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게 됨으로써 가장 큰 실수라고 생각되는 부분이다.

 

양해를 구하고 계획인원 보다 큰 방을 빌려주는 음식점을 알아보든, 계획인원 보다 더 많은 인원으로 음식점에 예약한 후 나중에 변경을 하든 그건 알아서 하자. 대신 공간이 좁으면 애써 준비한 상차림과 헌주를 못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또한 상차림을 하는 이유는 헌주를 하기 위함이라는 것도 잊지 말자.

그런 면에서 보자면 뷔페나 호텔이 리셉션룸/컨벤션룸 같은 공간들이 많아서 이점이 있으나, 뷔페를 싫어하는 사람이나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부담이 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알려드리자면, 음식점을 예약할 때 성인과 미취학 아동의 1인당 식비에 대해서도 확실히 물어보고 예약을 해야 한다.

미취학 아동에 대해서는 식비를 받지 않는 곳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며, 그와 더불어서 주차장이 크지 않은 곳이라면 근처 어디에 주차를 해야 하는지도 미리 알아놓으면 친지들께 안내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5. 상차림 준비

칠순 팔순 상차림
< 전남 동부권 지역업체 "러운"의 상차림 >

 

 

이제 메인 하이라이트인 칠순/팔순 상차림이다.

당초 나는 비용을 절감하고자 인터넷에서 10만 원 이내에 상차림을 대여해 주는 곳을 이용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런 의지는 약해져만 갔고, 상차림 물품 외에 테이블은 어디서 빌리고 다시 돌려주어야 하는지, 택배는 언제 받고 또다시 반송해야 하는지, 당일 날 누구를 데리고 상차림 준비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다가, 결국엔 당일 날 본인이 매우 바쁠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업체에 맡기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물론 위와 같은 사유와 더불어 인터넷에서 대여해 주는 것과 직접 업체가 준비하는 것에는 퀄리티 차이가 나기 때문이기도 했다.

 

겪어본 자로써 조언드리자면, 상차림은 그냥 인근 지역업체에 맡기는 것이 여러모로 편할 것이다.

비용은 모조로 된 과일/떡으로 차렸을 경우 25만 원부터 시작하여, 생물로 차리는 경우와 상 크기에 따라 50만 원 정도까지 여러 가지 상차림이 있으며, 식 시작 전 1시간 전에 상을 차려놓고, 식사가 끝난 후 알아서 철수를 해주기 때문에 행사를 다 준비하는 본인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번거로움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당일 날은 행사를 준비했던 사람은 매우 바쁘다.

상차림 준비업체가 상 차릴 위치를 지정해 주기 위해서 미리 예약된 곳에 나가있어야 하며, 케이크를 찾으러 가야 하고, 선물 답례품도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식당에 세팅해놔야 한다.

또한 부모님의 머리와 의상준비를 도와줄 여자분들이 있지 않다면 미용실 모시러 가고, 식당에 모시는 등 정말 눈코 뜰 새가 없어서 정신줄을 놔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여 몇 십만 원을 더 지출하더라도 조금 더 나은 퀄리티와 정신줄을 챙길 수 있는 시간과 맞바꿈 하라는 것이다.

물론 집 안에서 식구끼리 간단 상차림만 한다면 인터넷 대여도 좋은 방법일 수는 있다.

 

 

 

 

6. 케이크 준비

식사와 상차림까지 준비됐으니 5부 능선은 넘은 셈이다. 이제 설렁설렁해도 된다.

상차림 업체도 그렇고, 인터넷 대여도 그렇고, 생신축하 케이크는 본인이 마련해야 한다.

보통 2단에서 3단짜리 생신 케이크를 준비하는데, 실제로 알아보면 알겠지만 대부분이 떡케이크이다.

지금도 팔순잔치에 쓰인 돈 중에서 가장 아까운 돈이 무엇이냐고 하면 떡케이크를 준비한 것이었다.

어지간히 떡을 좋아하지 않는 이상 2~3단 짜리 설기떡을 어느 세월에 다 먹을 것이며, 실제로 우리가 좋아하는 온갖 고명과 꿀이 들어간 화려한 떡들 과는 다르다 보니 이걸 처리하는 것도 고욕이었다.

 

결국 웬만큼 떡을 좋아하는 집이 아니라면 일반 케이크 집을 알아보시길 추천드린다.

물론 인터넷으로 찾기에 쉽지는 않을 것이다.

본인도 2~3단 일반 케잌을 찾지 못해서 10만 원 대 후반에 떡케이크를 준비해 갔지만, 그보다 저렴한 가격에 치즈케이크 같은 일반 케이크가 가능하다는 조카의 말에 후회를 했던 기억이 있다.

다만, 일반 케이크는 떡케잌 처럼 화려하게 나오기가 쉽지 않다. 괜히 개인행사 및 기업행사에 떡케잌이 자주 쓰이는 게 아니다.

참고로 떡케잌은 냉장고에 들어가면 딱딱하게 굳어버리기 때문에 당일에만 찾을 수 있다. 

 

 칠순상, 팔순상에 올릴 케잌은 상당히 화려해야 한다. 화려하지 않으면, 상차림에 올렸을 때 거의 보이지 않음.)

 

 

 

 

7. 의상 준비

당일날 입으실 부모님의 의상을 준비하는 일이다.

보통 식구끼리 간단한 식사만 한다면, 일반 양장을 새로 구입해서 선물하는 편이 나을 것이고...

이처럼 상차림을 해서 친지들을 모신다면 한복을 대여해서 입는 편이 여러모로 보기에도 좋다.

특히 부모님께서 허리가 굽으신 분들이라면 일반 양장으로는 일명 '옷태'라는 것이 살지 못하기 때문에, 사진 등에서도 이를 감출 수 있는 한복이 제격이라고 보는 것이다.

 

한복대여는 지역과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15~25만 선이다.

대부분의 부모님들께서는 한복대여를 반대하실 것이다. 잠깐 빌려 입는 돈이면, 차라리 그 돈으로 일반 옷을 사달라고 할 것이다. 본인 어머니께서도 그러셨다.

양장을 입으셔도 격식 있는 자리에 잘 어울리는 외형의 부모님을 두셨다면 한복대여를 추천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칠순이 지나고 팔순을 맞이하신 보통의 부모님은 허리가 굽고 살이 빠져서 일반 옷태가 잘 살지 못한다.

이는 여러 친지들을 모셔놓은 자리에 주인공으로 빛나셔야 할 부모님의 모습과, 두고두고 가족들이 간직하는 사진에서 부모님이 어떻게 비칠 것인가를 자식 된 도리로써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아도, 그 돈으로 양장을 사지 않고, 잠깐의 한복대여의 비용으로 지출된 것에 대해서 전혀 후회하지는 않는다.

이는 사진을 보아도 알 수 있고, 참석하신 친지들께서 한복이 곱다란 칭찬을 듣게 된다면 고민한 것에 대한 보상이 되리라 본다.

물론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각자의 뜻에 맡긴다.

 

 

 

8. 사진 촬영

사진은 누군가가 휴대폰으로 촬영해도 된다.

요즘은 휴대폰 카메라가 너무 좋아서, 전문가용에 비할 수는 없을지라도 우리가 기념할 만한 결과물은 충분히 창조해 낼 수 있는 기기다.

그러나 두고두고 남을 사진이니 전문가가 찍어야 한다는 생각이라 행사사진 전체를 스튜디오에 맡기면 최소 45만 원 이상을 부를 것이다.

이것을 액자에 인화하는 비용은 별도이다.

 

자, 우리는 딜레마에 빠진다.

식은 창연하게 준비를 해 놓고 휴대폰으로 찍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아니 그렇다고 해도 전문 스튜디오 의뢰하여 출장사진을 하면 비용이 너무 비싸지 않은가?

선택이야 알아서 잘하시겠지만, 본인 같은 경우에는 이것을 고민하다가 절충점을 찾았다. 휴대폰으로 찍기엔 좀 민망하고, 업체에 맡기기는 스케일이 너무 커져서 부담스럽다면 우리에겐 '숨고' 어플이 있다.

지역 내에서 개인작가로 활동하는 분들도 '숨고'를 활용하기 때문에, 순전히 전문가 향기가 들어간 사진만 찍는 것이 목적이라면 '숨고' 어플을 통해서 개인작가분을 섭외하여 촬영하고 원본을 받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맘에 드는 사진만을 추려서 앨범으로 제작한다든지 하는 건 인터넷으로 하면 될 것이다.

본인은 이 방법으로 대략 절반 정도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참고하시라고 적어 본다.

 

※  유의 사항 ※

1. 개인작가든 업체든 사진계약을 할시에는 반드시 원본의 용량과 픽셀이 어느 정도의 화질을 제공해 주는지 계약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2. 이는 타업체에 사진인화나 액자제작을 막기 위해 일부러 저화질의 용량으로 바꾸어 원본이라고 주는 업체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최소 3~4천 픽셀 이상의 원본을 받아야만, 혹시라도 큰 액자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3. 낮은 화질을 제시하면, 싸울 필요 없이 다른 곳을 알아보도록 하자.

 

 

 

9. 답례품

답례는 3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답례품만을 준비해서 식사가 끝나고 선물드리는 것이다.

둘째는 답례품은 제외하고, 헤어지는 자리에서 차비를 챙겨 드리는 것이다.

셋째는 답례품과 차비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수건, 수저세트, 우산, 손톱정리세트, 오곡씨앗, 담금주 등을 마련하여 답례품으로 드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이러한 선물이 너무 흔하고 식상하여 아예 배제하고 차비를 명목으로 돈으로 챙겨드리는 일도 많다고 한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정해진 예산 안에서 마음을 전달하면 되는 일이기에, 크게 문제가 될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본인은 그냥 차비만 드리기가 허전한 감이 있어, 간단히 자수로 인쇄된 수건 2장씩을 나눠드렸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만약 수건은 너무나도 흔한 선물이라고 여긴다면, 고급우산이나 고급 손톱정리세트도 실 생활에 필요한 것이니 고려해 보시길 바란다.

 

 

 

10. 사회(식순)

가정집에서 간단히 하는 거라면 필요 없는 순서이긴 하나, 친지들을 모시고 상차림을 하게 된다면, 누군가는 나서서 식을 진행해야만 한다.

참석인원도 많고 호텔 같은 큰 공간에서 대규모로 진행한다면, 인터넷에서 사회자를 섭외하거나 상차림 업체에서 사회도 같이 보는 경우가 있으므로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 여러모로 행사진행이 매끄러울 것이다.

다만 본인처럼 가까운 친지만 모시고 간단한 상차림 후 식사를 하는 자리라면 사회자를 초빙하기에는 부담이 될 것이기에, 간단한 식 진행순서만 알아놓으면 누군가가 주도하여 행사를 진행하면 될 일이다.

 

정식으로 사회자를 초빙하여 사회를 보는 것이 아닐 경우, 약식으로 진행하도록 하자.

마이크를 잡고 떠들 필요도 없고, 그냥 상차림 옆에 서서 조곤조곤 행사 차례를 알려주기만 하면 된다.

가장 중요한 일은 헌주하시는 분들의 잔을 따라드리는 일도 앞에 나선 사람이 해야 할 일이다.

 

아래는 약식으로 진행한 본인의 식순을 알려드리니,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더 하고, 없는 부분은 생략하시면 되겠다.

 

1) 개회사(참석해 주신 친지분들께 감사 말씀)

2) 주인공 상차림 의자에 착석(입장)

3) 감사장(패), 편지 낭독

4) 꽃다발 증정, 선물 증정, 용돈 증정

5) 주인공 감사 인사말씀

6) 헌주(헌수하고 절 하기) - 자식, 며느리, 사위 절 3번 / 손주 및 친지는 절 1번

  ※ 부부는 함께 절한다. 낳아주셔서 1배, 키워주셔서 1배, 만수무강하시라고 1배 총 3번이다.

7) 케이크에 점화, 생일 축하 노래 제창

8) 기념촬영

9) 식전 건배 제의

10) 식사

 

 

 

11. 정산

칠순이든 팔순이든 행사가 끝나면 모든 자식들이 공평하게 1/n을 한다.

이것은 자식 된 도리로써 부모님의 칠순생신과 팔순생신을 축하해 드리고자 만든 자리이니, 참석을 했든 안 했든, 행사와 관계된 모든 비용을 계산하고, 자식들이 공평하게 분담하여야만 훗날 뒤탈이 없다.

이를 위해서 모든 비용의 지출은 행사를 준비하는 이의 계좌에서 지출되어야만이 추후에 정산할 때 편할 것이다.

누군가가 특정 부분을 책임지고 맡아준다면, 그에 따른 비용지출 영수증을 받은 후 계좌로 바로 이체하여 본인 지출로 갈음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마지막 정산 시에 본인 계좌에서 나간 돈만 계산하면 되는 것이기에 서로 머리 아플 일이 없을 것이다.

참고로 우리 집은 이번 팔순잔치에 어머니께 드릴 용돈을 제외하고 약 3장의 금액이 지출되었다.

 

 

 

 

 

 

마치고 보니 아쉬운 점

 

1. 예상 인원을 크게 잡아, 더 큰 공간을 빌리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 구순잔치를 한다면 호텔로 가려한다.

2. 케이크를 일반 케이크가 아닌 떡으로 한 것이 못내 아쉽다. 가져갈 이가 없어, 끝나고 식당에 주고 왔다.

3. 친지들 차비를 준비할 때, 생각보다 조금 더 넣도록 하자. 끝나고 어머니께서 들어온 용돈을 말씀해 주시는 데, 생각보다 큰 금액이 들어와서, 그분들께 차비라고 드린 금액이 손이 부끄럽다.

4. 식당 서빙 이모님들께 조금이라도 팁을 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 좋은 날은 나눠야 한다.

5. 조카들 용돈을 생각 못해 현금을 챙겨가지 못한 게 실수다. 계좌이체는 폼이 나질 않았다.

 

(당초 2시간 정도 소요시간을 예상했으나, 실제로 행사+식사를 마치니 약 3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또한, 당초 예상한 경비에 더해 조카들 용돈이 추가되므로, 부르는 이가 많아질수록 경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참고하시라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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